◆ 2021 서울머니쇼 ◆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며 실적 좋은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이어질 겁니다. 전기차와 사물인터넷 등 기술 혁신 분야와 재생에너지 등 환경 분야는 장기적으로 좋은 매수 기회입니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머니쇼' 개막식 연사로 나선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글로벌 투자 부문 최고투자전략가는 이같이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에 뉴욕 증시는 11일(현지시간) 크게 하락하며 출렁였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이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고 봤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1.8%로 급등하면서 금리가 자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일시적 현상이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고령화와 높은 부채 수준, 미국 잉여생산능력을 보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이 튀어 오를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며 "2022년 인플레율은 연방준비제도 목표 수준 안에 머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약세도 증시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브라이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올 하반기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생산능력이 잉여 상태라 2023년이 돼야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며 "미 연준 역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더라도 저금리 기조를 위해 실질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데, 이는 달러 약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 개선도 증시가 오를 거라고 보는 이유다. 브라이스 최고투자전략가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건 과거와 비교하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높은 밸류에이션은 긍정적인 시장 전망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컨센서스 전망치를 보면 미국이 20~25%, 유럽은 40%에 달한다. 그는 "내년에도 기업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 수익이 높으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트폴리오에 담을 종목은 예년과 달라졌다. 지난 10년이 '기술주' 강세장이었다면 올해는 '가치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 산업재, 에너지 등이 대표적인 가치주다. SC그룹에 따르면 2007년부터 성장주 강세장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올 들어 성장주와 가치주 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브라이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역전 현상이 지속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수개월 동안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외 아시아 증시 투자 비중 확대도 고려할 만하다. 브라이스 최고투자전략가는 "달러가 약세일 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 성적이 좋아진다"며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됐고, 반도체 공급 부족은 한국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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