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살아난 소비·투자…1.6% 깜짝성장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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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깜짝 성장률 ◆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6% 성장하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모두 되살아난 영향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빅 서프라이즈"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부문별로 회복 속도 차이가 크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 GDP는 전기 대비 1.6% 증가했다. 당초 한은은 자체 추산을 통해 1.3% 성장을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기준점으로 잡고 있었다. 기준점을 웃도는 `깜짝 성장`을 달성한 것이다. 전기 대비 성장률 기준 2020년 3분기 2.1%를 달성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로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해 1분기 이미 코로나19 이전 경제 수준을 넘어섰다"며 "한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 경제성장의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성장률 회복을 이끈 것은 민간 소비와 투자다. 1분기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전 분기 0.7%포인트보다 크게 확대됐다. 다만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전 분기와 동일한 0.3%포인트에 머물렀다.  

 

민간이 성장 이끌었지만, 대면소비 부진…백신이 하반기 변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27일 서울 더현대백화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이승환 기자]

사진설명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27일 서울 더현대백화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깜짝 실적`은 기업의 투자와 민간 소비가 이끌었다. 

한동안 부진했던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났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민간 소비도 회복세가 뚜렷했다. 예상을 웃도는 결과에 향후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지만,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 가능성은 여전히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6%로 정부 전망치(0.8%)를 훨씬 웃도는 성장을 기록했다. 한은은 향후 2~4분기까지 분기별로 0.5% 성장세를 유지하면 연간 3.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분기별로 0.7~0.8% 성장하면 연간 4% 성장도 가능하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이번 1분기 경제성적표에는 민간이 1.3%포인트, 정부가 0.3%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기여도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한 반면 민간 기여도는 전 분기 0.7%포인트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순수출 기여도(-0.2%포인트)가 감소했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상당폭 증가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소폭 감소했지만,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전 분기 -0.3%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줄었는데 이는 수입 기여도가 수출 기여도보다 더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기여도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한 반면 민간 기여도는 전 분기 0.7%포인트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순수출 기여도(-0.2%포인트)가 감소했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상당폭 증가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소폭 감소했지만,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전 분기 -0.3%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줄었는데 이는 수입 기여도가 수출 기여도보다 더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와 투자는 투톱으로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올해 1분기에는 민간과 정부의 소비가 모두 늘어 전 분기(-0.8%포인트) 대비 0.8%포인트로 증가 전환했다. 특히 민간 소비는 전 분기 -1.5%에서 1분기 1.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박 국장은 "설 연휴 기간 선물 구입 등으로 소비가 예년보다 늘었고, 지난 2월 중순부터 거리 두기, 영업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민간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 기여도 역시 전 분기 -0.7%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크게 증가했다. 투자 부문에서는 건설투자(0.1%포인트) 기여도가 축소됐지만, 설비투자 기여도는 0.6%포인트로 크게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이 실적 개선 기대감에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전체 투자는 전 분기(0.8%포인트)와 비슷한 0.7%포인트 수준을 이어 갔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대체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GDP는 0.4%가량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12%가량 기준 시점을 웃돌고 있다. 다만 민간 소비는 방역 조치와 영업 제한 규제 등 영향으로 여전히 기준 시점 대비 5%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투자 확대와 가계 소비 개선 등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향후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노동시장의 개선세 지연, 백신 보급의 불확실성,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조치 조정 등에 따라 향후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 제한 조치 등이 강화되면 대면 서비스업 소비 부문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간 소비 부문은 위기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결국은 백신이 보급되고 집단면역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접종률이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며 "백신 수급, 접종 속도 등이 향후 성장세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경제 회복에도 자영업자나 영세상인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분기 소비 회복이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대면 소비 위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경제 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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