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머니쇼+'에서 김정민 SKY커리 대치W영어학원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400점 만점에 399점. 서울 대치동의 한 중학생이 받은 성적표다. 이 학생은 2026학년도 수능 시험지를 시험 당일 풀어 만점을 받았고, 토플 만점에 전교 1등이다. 그런데 다니는 학원은 수학·영어 두 곳뿐이다. 밤 10시 전후면 잠자리에 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하지 않는다.
김정민 SKY커리 대치W영어학원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플러스(+)' 강연에서 이 학생의 하루를 소개했다. 그는 "점수보다 중요한 건 자기 루틴을 관리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9년 대치동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해 27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 가운데 21년을 최선어학원에서 근무했다. 직접 가르친 학생은 4240여 명이다. 15년간 63만명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어학원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학생들의 영어 스피치·라이팅 대회 지도로 공로상을 받았고 교육 칼럼니스트이자 아동도서 번역가로도 활동한다. 현장에서는 학부모들에게 "기다려주고 존중하라"고 조언하는 전문가였지만, 고교 2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내 아이 앞에서는 전문가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고민이 '대치동 1% 아이들은 종이신문을 읽습니다' 집필과 새 학원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으로 정보 검색 대신 발상·실행·회복을 꼽았다. 이 세 가지를 키우는 토양으로는 문해력을 지목했다. 그는 "문해력은 국어 실력이 아니라 국어·수학·과학과 삶의 센스를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AI 활용에 대해서는 "아이의 AI 혈중농도를 낮추라"고 주문했다. AI를 금지하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읽고 생각한 뒤 AI를 쓰도록 순서를 바꾸라는 뜻이다.
김 대표는 입시의 무게중심이 공정성(정량평가)에서 다양성(정성평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대치동의 한 수행평가는 다윈의 진화론을 다룬 영어 지문을 단락별로 나눠 맡고 문법 구조와 논리를 영어로 설명하는 팀 과제였다. 유명세만 보고 판단하는 학원 선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주식은 기업을, 집은 입지를 분석하면서 학원만은 남의 평가에 의존한다." 그는 학원을 고르기 전에 아이의 성향부터 진단하라고 조언하며 "가장 비싼 학원비는 아이에게 맞지 않는 학원을 오래 다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상위 1% 어머니들의 공통점으로는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초등 6학년까지 책 함께 읽기, 매달 약 20만원을 영어 원서에 투자하기, 책은 아이가 직접 고르기, 초등 저학년부터 '카더라' 차단하기, 계획은 함께 세우되 실행은 아이에게 맡기기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2NE1' 전략을 제시했다. 자기 언어로 설명하기(Narrative), 지식과 경험 연결하기(Networking), 다시 구성하기(Editing), 나만의 생각(One's Own Thinking)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그는 "AI 시대 최고의 투자 종목은 문해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