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머니쇼+ 개막전 미리 듣는
투자 대가 4인방의 포트폴리오

“한국 주식은 줄이고, 채권과 금 같은 안전자산을 보험 형태로 저가 매수해야 합니다”.
2026 서울머니쇼 플러스(+)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대가 4인방에게 2027년 자산별 전략을 물었더니 이같이 강조하면서 “긴축의 시대 돌입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포트폴리오 4인방은 김영익 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상무),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등이다. 이들은 오는 29~31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리는 서울머니쇼+의 대표 연사로 참관객을 만난다.
이들은 일단 한국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의 멘탈부터 걱정했다.
코스피는 지난 6월 한때 930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10월 들어 7000선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에 절반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개인투자자 대부분의 선택을 받은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각각 최고점 대비 25% 이상, 40% 이상 하락했다.
목 대표는 주식이 실적과 수급으로 움직이는데, 국내 증시는 실적은 확인됐으나 수급이 따라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의 핵심 데이터인 9월 반도체 수출이 603억달러로, 1년 새 263%나 급증해 이익은 이미 확인됐다”며 “문제는 수급 상황이 외국인 매도를 기업 자사주와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라 외국인이 복귀해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 반등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알려달라고 하자 목 대표는 “코스피는 10월 변동성을 거쳐 11~12월 회복을 시도하고, 2027년 상반기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 대표는 “굳이 주식을 보유하겠다면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에서도 반도체, 클라우드, AI 비서 관련주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시대에도 미국 주식이 코어(핵심) 자산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27년을 대비하는 황금 비율 포트폴리오로 자산 절반을 미국 주식에 고정해놓고, 채권을 그다음 15% 비중으로 담으라고 제안했다.
한국 주식은 고위험 자산으로 평가해 10%만 담고 금 등 원자재를 한국 주식과 같은 10%로 담은 후 예·적금 비중을 15%로 잡으라고 했다. 그는 “채권과 예·적금을 늘리는 것은 주식을 줄인다기보다 이자를 주는 안전자산을 되찾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목 대표는 채권 투자에 대해선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4년 만에 최고 수준(5.3% 안팎)으로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을 담는 기회비용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는 “단기 채권은 이자를 받는 대기자금이 있고 중기채는 경기 둔화 시 시세 차익이 극대화될 것이며 초장기채 역시 저가 분할 매수로 접근하면 주가와 이자 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유 상무도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주식은 AI 분야 전체를 아우르는 반면 한국 주식은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포트폴리오 내에서 높은 비중을 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에서 자산을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주식 비중을 80%로 높게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채권(15%)과 원자재(5%)를 추가하면 된다는 전략이다.
유 상무는 “주식(80%)을 100으로 보면 미국 등 선진국을 75%, 한국·대만 등 신흥국을 25%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신흥국 내에서 서열을 따지면 삼전닉스 중심의 한국보다는 TSMC를 담고 있는 대만이 낫다고 덧붙였다. 이는 JP모건 등 미국 투자은행의 전략에 따라가는 것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투자 5분법을 제안했다. 미국 주식, 한국 주식, 미국 리츠(REITs), 금, 미국 국채를 20%씩 균등하게 담는 전략이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 등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상품으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홍 대표는 “미국 채권은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한국 주식은 이미 큰 조정을 받았다”며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쏠림에 따른 업종 집중 위험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기업 실적 개선과 주주 보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지금은 한국 주식을 버릴 때가 아니라 비중을 조정·축소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 역시 방어적 자산 배분 전략을 들고나왔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한국 주식 20%, 미국 주식 10%, 채권 35%, 현금성 자산 15%, 원자재 15%, 코인 5% 등이다. 김 소장은 “미국 AI 거품의 붕괴 가능성과 한미 경기선행지수 하락으로 주식보다는 채권이 낫다”며 “한국 비중을 미국보다 높게 잡은 것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리의 배경으로 ‘원화 강세→달러자산 환산 가치 부담→한국 주식 상대적 매력 부각’의 흐름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주식시장 반등 시점이 예상보다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7년은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국면이고 본격 회복은 2028년 이후”라고 못 박았다. 2027년 경기 수축 국면이 예상되고 2028년 상반기에 선행지수가 저점을 찍은 후 증시가 회복된다는 논리다.
홍 대표도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다소 위험하다고 봤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금리가 높은 가운데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할 곳은 증자와 IPO뿐인데 대규모 IPO 이후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인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유 상무는 AI 관련주 투자에서 한국보다 미국이 낫다는 입장이다. 미국 S&P500과 나스닥이 다시 한번 최고치를 찍으면서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설비투자를 100달러라고 하면 반도체에 약 50달러가 쓰이고 그중 메모리에는 약 15달러만 배분된다”며 “나머지는 전력(20달러), 네트워크(15달러), 냉각, 건설 등으로 흩어지고 있어 이를 아우르는 미국 시장 비중은 유지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가치주 계열은 어떨까. 가치주는 성장주에 비해 배당 등 주주환원에 신경 쓰는 곳이 많아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머니무브(자산이동)가 이뤄지곤 한다.
김 소장은 주식을 100으로 봤을 때 이 중 60은 배당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속적인 영업 현금흐름, 과도하지 않은 부채, 안정적인 배당 성향, 장기간 배당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킨 기업이 일순위가 돼야 할 것”이라고 우량 배당주 고르는 법을 알려줬다.
목 대표 역시 견해가 비슷했다. 그는 “잉여현금흐름으로 배당을 감당하는지와 경기가 나쁜 해에도 배당을 유지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다른 세 가지 기준으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빚이 아닌 수익성에서 나오는지, 고금리를 견딜 부채 수준인지,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로 약속하고 지켜왔는지 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4인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금값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인사이트를 던졌다.
목 대표는 “‘중동전쟁→유가 상승→물가 우려→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실질금리 상승’이라는 경로로 오히려 금값이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금의 경쟁자는 주식이 아니라 연 금리 5%짜리 국채”라고 전했다. 홍 대표도 “미국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는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4인방 모두 금을 포트폴리오에 명시하며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 대표는 “금은 좇아서 살 자산이 아니라 성향별로 5~10% 안에서 나눠 담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보험”이라고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