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쇼에 몰린 인파 … 삼성전자 시총 1조달러 원동력 [사설]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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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까지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머니쇼' 현장은 한국 자본시장의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준 용광로 같았다. 유료 전환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인파가 이를 증명한다. 이는 단순한 '재테크 열풍'이 아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는 신호다. 특히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시총 1조달러에 올라선 다음 날 개막한 이번 행사는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물론 시총 1조달러는 메모리 반도체가 '업황 사이클'이라는 구속을 벗어나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재평가받은 덕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해 SK하이닉스와 함께 HBM 시장을 주도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실적으로 돌아왔고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머니쇼 현장에서 목격된 '공부하는 투자자'들의 열기 또한 이 성과를 떠받친 숨은 동력이었다.

교복을 입고 현장을 찾은 10대 고등학생부터 17년째 매년 아들의 손을 잡고 참석해온 60대 관람객까지, 행사장을 메운 이들은 더 이상 막연한 대박을 좇는 투기꾼이 아니었다. 반도체 ETF 특별관에 줄을 서고 애널리스트 강연을 휴대폰에 담으며 산업 흐름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이야말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7000 시대를 이끄는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기업 가치를 지지하는 든든한 우군 역할을 했다. 개별 종목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ETF로 분산 투자하며 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함께 올라타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 같은 대중의 금융 문해력이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밑거름이다.

다만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공급망 불안,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이다. 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기술 초격차로 가치를 증명하고, 투자자가 금융 지식에 기반한 신뢰로 그 가치를 지지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코리아 프리미엄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1조달러는 그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