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혜주? 미국은 방산株, 한국에선”…검증된 고수 4인방의 추천은?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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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국내 주식 투자자들 마음은 한 겨울인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봄날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투자의 계절’이 바뀌려 한다. 국내에서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투자 ‘온도’가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실적대비 주가가 많이 하락해 있는 저평가 종목 찾기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AI)을 선도하는 기업이 많은데다 금리 인하기로 인해 따스한 투자 온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머니쇼에 나서는 ‘4대 주식 고수’들은 “투자 난도가 올라가면서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투자 수익률은 천양지차”라고 말한다. 오는 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막하는 서울머니쇼 플러스에 앞서 이들은 자신의 투자 철학 만큼 다양한 종목을 찍어줬다. 다만 한 종목에 올인하기 보다는 업종별로 다양하게 분산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고평가된 종목 비중을 줄이고, 머니쇼플러스에서 강조할 저평가된 종목을 더 담을 것을 조언했다.

6일 매일경제가 사전인터뷰한 4대 주식 분야 연사는 염승환 LS증권 이사,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 박소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백찬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팀장이다. 투자 성향을 축구 포지션으로 비유하면 염 이사와 유 본부장은 공격수, 박 위원과 백 팀장은 미드필드에 가깝다. 투자 선호 지역으로 보면 염 이사와 박 위원은 국내파이며 유 본부장과 백 팀장은 해외파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성향에 맞춰 자신의 주식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4대 연사는 모두 최근 투자 환경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염승환 이사는 “경기 호조와 물가 안정, 금리인하라는 어색한 만남이 최근 주식시장에 최고의 조합이 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로 절대적 저평가로, 하락 위험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 주가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게 그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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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위원 역시 지금부터 투자한다면 국내 증시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시장은 금투세 폐지, 밸류업과 행동주의 모멘텀으로 하방경직이 확고하다”며 “고질적인 저평가와 과소배당 이슈가 해소되면서 상장사의 주가가 우상향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의 반발로 정치권이 밀어붙이는 금투세가 저지된 것이 국내 증시가 변모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는 뜻이다.

이들의 의견은 ‘역발상 투자’에 가깝다. 국내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11월 5일까지 3.5% 하락한 반면 미국 S&P500 지수는 20.5%나 올랐다. 향후 증시가 미국 일변도로 흐르지 않고, 국내 처럼 저평가된 증시가 시소의 다른 쪽 처럼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담겨 있는 것. 유동원 본부장은 여전히 미국이 좋을 것이란 의견을 고수했다. AI를 전략적 무기로 삼고 있는 미국을 당할 곳은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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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본부장은 “지금까지 투자데이터를 활용해보니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다른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이기는 시기가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수익률(PER) 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통해 미국 증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경기 침체 가능성에 높은 가계 부채비율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며 금투세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포트폴리오에 담을 업종으로는 AI를 위시한 IT 업종이 주로 꼽혔다.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론이 팽배하지만 저평가 관점으로 봤을 때 가장 사기 좋은 주식은 삼성전자라는 의견도 나왔다. 심지어 해외 주식을 주로 추천하는 백 팀장의 얘기다. 그는 “실적 대비 주가로 봤을때 저평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라며 “PBR 1배 전후의 현 주가는 과거 미·중 무역전쟁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며, 향후 신제품 출시와 실적 개선이 동반된다면 부진한 주가는 탈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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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이사는 부담없이 투자할만한 국내 종목으로 삼성전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다. 일반(범용) 수요는 감소했는데 고부가가치 AI용 수요가 급증하며 실적이 상승세다. 3분기 영업이익은 1년새 20% 증가한 368억원을 기록했다. 염 이사는 “전기차 등 자율주행차와 같은 전자장치 수요가 늘면서 MLCC 매출이 꾸준한데도 주가는 삼성전자와 연동돼 극단적 저평가”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 향후 12개월 예상 기준 PER은 12.8배(에프앤가이드 기준)다.

박 위원은 또 다른 삼성그룹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와 함께 삼성바이오는 5공장 준공으로 수주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은 바이오 업종의 대표적 호재”라고 말했다. 우시바이오 등 중국 바이오 업체들이 미국내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이어서 삼성바이오의 독점성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올 들어 삼성바이오 주가는 27% 가량 올랐다.

미국에서의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염 이사의 최근 추천 리스트와 머니쇼 사전 자료엔 ‘제닉’이 올라와 있다. 제닉은 마스크팩과 기초 화장품 주문자 개발생산(ODM) 업체다. 여의도에선 이 회사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목표주가를 계속 올리고 있다. 아마존 마스크팩 1위는 ‘콜라겐 리얼 딥 마스크’인데 이 제품의 핵심 제조사가 바로 제닉이다.

염 이사는 “제닉은 지난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이 나오고 있다”며 “2025년 순익 기준 PER은 7배로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닉의 주가는 올 들어 6배 이상 올랐지만 염 이사는 공격수 답게 오히려 예상 실적대비 주가는 싸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조선업종내에서 상대적 저평가 구간에 있는 소형주 동방선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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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머니쇼에선 저평가 우량종목들을 묶어놓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소개될 예정이다. 2022년 이후 백찬규 팀장의 넘버원 추천 ETF는 미국의 ‘MOAT’다. 말 그대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갖춘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ETF다. 5일 기준 마켓엑세스홀딩스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업종내 독점성을 갖춘 주식들을 담고 있다. 백 팀장은 “독점과 분산을 동시에 누리려면 MOAT는 편안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동원 본부장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중심으로 연관성이 높은 국내 종목도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포함된 SK하이닉스와 자율주행 업종내 저평가된 기아는 다른 국내 종목과 달리 투자 리스크나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발 리스크에 투자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백 팀장은 “미국 방위산업 주요 기업 중 노스럽그루먼(NOC)은 글로벌 방위비 증가와 우주항공 방산화 등으로 미래 실적이 긍정적이어서 포트폴리오에 담을만하다”고 전했다.

박소연 이사는 원자력발전 관련주로서 배당도 주는 한전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전기술은 4분기 이익 전망이 10% 상향 조정돼 화제를 모았다. 박 이사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따른 장기적인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전망이 좋으나 올 들어 주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