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집값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 입지·미래가치에 더 집중하라

  •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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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서울머니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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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부동산 시장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작년 말부터 높은 금리 영향으로 고꾸라진 부동산 시장은 올해 1~2월에는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30~40%씩 떨어졌고, 전셋값도 급락했다.

그러나 하반기로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주택 가격이 반등했고, 전셋값도 바닥을 찍었다. 강남권과 여의도,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서울에서도 인기 지역은 신고가 거래도 나왔다.

이제 관심사는 앞으로의 추이다. 본격적인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하락장 속에서 일시적으로 집값이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데드캣 바운스'라는 주장도 팽팽하다. 2023 서울머니쇼 플러스에는 국내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출동해 내년 안갯속 시장을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 시기를 고민하는 사람,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 등 다양한 수요를 감안해 최적의 전략을 내놓기 위해 고심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전문가들은 2024년엔 강력한 '대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바닥을 찍은 것은 맞지만 가격·거래량·주택구입부담지수 등 여러 지표를 상승기와 비교하면 소강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인 데다 '부동산 대출이 뇌관이 되는' 금융위기 위험이 여전한 부분도 시장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다만 최근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 역전세난이 벌어지거나 집값이 '2차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자금 여력이 된다면 투자를 꺼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년에도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 비법'을 주제로 강연하는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는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하지만 모든 지역이 오르기는 힘든 만큼 범(汎)서울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6년 당시 학군이 좋았던 이른바 '버블세븐'이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경험도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학렬(빠숑)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지금 같은 시기는 부동산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불투명할수록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재테크 조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김 소장은 "최근 2년간 집값 급등락을 거치면서 가격에만 집중했던 사람들은 어떤 결정도 하지 못했다"며 "입지와 미래 가치 등 부동산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서울이 좋다는 사실은 다 알지만 한 번에 진입하기는 어렵다"며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는 경기도를 선택하되, 교통 호재 등이 있는 곳을 골라 단계별로 올라가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초빙교수와 '경제100분 토론-부동산편'을 진행하는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2024년은 집을 팔려는 사람들 움직임에 주목하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옮기든지, 다른 자산으로 옮기고자 하는 수요가 내년부터는 나타날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을 고민한다면 입지는 훌륭하지만 매도세가 몰려 순간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곳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내년 전망에서도 느낄 수 있듯 올해 서울머니쇼 플러스에서 부동산 파트는 '기본'을 강조하는 세미나가 상당히 많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실전! 수익형 부동산 찾기' 세션에서 "고금리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은 '될 놈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선별적 시장 접근을 주문한다. 대출 이자가 급등하면 임대수익이 따라가지 못해 수익형 부동산이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 이때도 살아남아 미래에 큰 이득을 안겨주는 상품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고 대표는 "사람이 몰리는 입지와 MZ세대에 미치는 소구력, 무인화 등 변하는 트렌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토지 투자의 달인' 김종율 보보스 부동산연구소 대표도 "지금 같은 시기는 땅을 살 때도 선별적으로 잘 골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개발사업 상당수가 지연되거나 멈출 것"이라며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주변 토지에 투자해도 최소한 공사가 시작됐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유망 상품을 묻는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청약시장을,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정지영 아임해피 대표는 "내년 청담동과 반포동을 비롯해 방배·잠실 등 강남권에 좋은 청약 물량이 많다"며 "청약의 유효성은 2024년까지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 주택을 공급하려면 재건축·재개발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이상 장기 투자할 생각이라면 재건축도 고려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이광수 대표는 "올해는 재건축·재개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면 내년엔 실망감이 커져 가격이 오히려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이 타이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