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첫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분기에 높은 이익 성장률을 거둘 업종으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운수, 반도체 및 정보기술(IT)이 손꼽힌다. 반면 제약, 디스플레이, 화학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국내 상장사 208곳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1%, 4.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 보면 호텔·레저·항공 등 리오프닝주의 4분기 추정 영업이익 증가율이 186.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육·해상운수(132.3%), 반도체 및 IT(49.9%), 무역(47%) 업종 순이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고 '엔데믹(풍토병화)' 기조가 보편화되면서 리오프닝 업종 이익 증가세가 큰 모습이다. 리오프닝 업종을 개별 종목별로 보면 강원랜드는 흑자 전환이, 제주항공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5.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시국에 탄탄한 항공화물 실적으로 준수한 주가 방어력을 보인 대한항공은 늘어난 여객 수요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유가가 100달러 인근에 머무는 점도 긍정적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 최대 수혜 업종인 해상운수의 HMM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조정을 받곤 있지만 여전히 높은 레벨이라 컨테이너 부문 이익 급증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미주, 유럽 항로의 서비스 계약 운임이 전년 대비 각각 100%, 400%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육상운수 분야에선 택배단가 인상 및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CJ대한통운의 이익이 8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조의 파업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부담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중소형 반도체 및 IT주 약진도 돋보였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에스티아이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594.5%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KH바텍(441.4%), 엠씨넥스(288.2%), 해성디에스(176.1%)도 이익 증가폭이 컸다. 증권업계에선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 고객사 다변화, 매출처 다각화 노력에 의해 대기업 대비 성장 탄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이익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시가총액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9%. 137.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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