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10여개인데 어떻게 한 두 가지만 보고 결론을 낼 수 있나요. 내가 이 집을 사야 하는 이유를 10분 이상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그게 아니라면 감각에만 의존하거나, 주변의 말에 혹해 집을 사려는 것입니다."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1 서울머니쇼'에 '살기 좋고, 사기 좋은 2021년도 슈퍼부동산'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도 과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종완 원장은 "내 집 값이 오르지 않았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다"면서 "등기부등본에 숨어 있어서 굳이 찾아보지 않은 '내재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아파트를 예로 들었다. 그는 "건물 가치만 보고 집을 판다? 눈에 보이는 것은 표면적"이라면서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 내재적 가치가 더 중요하듯 토지 또한 그렇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위치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가격대를 형성한다. 토지 가치의 경우 도시 공간 구조가 바뀌면 입지가 변화하고, 입지가 변화하면 땅값이 달라진다. 땅값이 달라지면 시장가 또한 변동된다. 현재 아파트 가격을 너무 맹신하지 말라는 얘기다.
고 원장은 부동산 투자시 실패하는 사람을 5가지로 분류했다. ▲실거래가만 보고 아파트를 사고 파는 사람 ▲주관적 생각이나 동물적인 감각에 의존해 집을 사고파는 사람 ▲1~2년 앞을 내다보고 단기적 안목으로 집을 사고파는 사람 ▲현재 가치만 육안으로 보고 집을 사고 파는 사람 ▲아파트의 건물가치만 보고 집을 사고 파는 사람 등이다.
고 원장은 또 '부동산은 싸이클'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가격이 한번 오른다고 계속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경기변동 싸이클의 선행지표로는 거래량, 인허가 물량, 청약경쟁률 등을 제시했다.
고 원장은 "집값이 오를 때는 7~8년쯤 오르고, 그 이상 오른 적이 없다"며 "부동산엔 싸이클이 있는 것으로, 이를 통해 곧 버블이 붕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년 내에 부동산을 저점에서 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싸이클이 그렇고 버블 이론이 그렇다"고 설명이다. 부동산경제학에서 다루는 버블 지표가 있는데, 해당 지표로 본 서울 부동산은 10~20% 거품이 존재한다는 게 고 원장의 의견이다.
그는 끝으로 "꼭 부동산학개론이나 원론책을 읽어보고 집을 사야 한다"며 "또 거래량, 전세값, 땅값 3가지는 집값과 동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매하기 전에 꼭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