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층까지 번진 코인투자 ◆
이날 센터 방문자들의 주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이들은 너나없이 태블릿PC와 노트북PC, 스마트폰 등을 꺼내 애로사항을 풀기 바빴다. 이날 아침 부산에서 KTX를 타고 상경했다는 김주승 씨(가명·68)는 "한 달 전부터 로그인이 잘 안돼 방문했다"며 "비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로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몇 주 동안 고생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투자한 금액이 수백만 원 정도여서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급등락 양상을 보인 시장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화가 났다"며 "지난 월요일부터 오프라인 센터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올라오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빗썸 고객센터 앞에서 만난 60대 투자자 박상환 씨(가명)는 "로그인과 투자 자금 입출금 방법, 거래가 읽는 법 등 기본적인 내용을 문의하러 왔다"며 "현재 계좌에 2000만원 정도를 넣어서 투자하고 있는데 수익률이 좋아 1000만원을 더 넣어 원금을 늘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어 "대면 상담 창구가 없을 때는 '가상화폐라 서비스도 가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60대 이상 투자자들에게는 대면 상담 창구가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중 현재 오프라인 고객센터 영업을 재개한 곳은 빗썸과 코인원이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닫고 콜센터를 통해 고객 문의에 대응했다가 대면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26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2019년 7월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오프라인 객장을 폐쇄한 코인원도 고객 문의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카카오톡 1대1 채팅 상담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말 오프라인 상담을 재개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입금 오류 등 문제로 방문하는 젊은 층 비중도 꽤 높지만 기본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고객이 더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존 금융권에도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특히 잘못 투자해서 손실을 봤다며 막무가내로 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추천 종목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시중은행 전문위원은 "가상화폐를 대부분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명확한 고평가·저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상품이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시장이 너무 과열돼 고령층은 노후자금을 한 번에 날릴 위험이 크고 이렇게 손실 난 부분은 쉽게 복구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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