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프리미엄] 올해의 첫 유니콘 기업은...피트니스 플랫폼 회사

  •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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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lasspass.com 홈페이지 캡처.
▲ https://classpass.com 홈페이지 캡처.

[비즈니스 인사이트-274] 1월 8일. 미국 현지에서 올해 첫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이 탄생했다. 놀랍게도 이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이나 제프리 캐천버그 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퀵비' 같은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 아니다. 2020년 첫 유니콘 기업은 바로 뉴욕에서 태동된 피트니스 플랫폼 회사 클래스패스(Classpass)다.

클래스패스 사업 아이디어는 2012년에 파얄 카다키아라는 한 여성에게서 시작됐다. 미국 MIT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한 후 베인앤드컴퍼니와 워너 뮤직 그룹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예전부터 자신이 꿈꿔왔던 일을 다 이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꿈을 다 실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그는 목이 말랐다. 미국 경영전문지 'Inc.'와 인터뷰하며 카다키아가 밝혔듯이, 그는 "이 세상을 위해 더 큰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뉴욕에 거주하는 그녀는 잠시 샌프란시스코에 놀러가 다양한 창업자를 만난 뒤 스스로에게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할 2주의 시간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2주 안에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창업가가 될 수 없다고 그는 판단했다.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결과물은 '클래스티비티(Classtivity)'라는 웹사이트로 처음 선보여졌다. 클래스티비티를 통해 사용자들은 날짜, 시간, 가격, 뉴욕 내 장소 등을 기준으로 자신이 원하는 피트니스 수업을 찾고 웹사이트에서 수업을 예약할 수 있었다. 클래스티비티는 약 100만개의 수업 정보를 제공했는데, 해당 웹사이트에서 수업을 예약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예약을 하더라도 수업을 가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이 수업에 가게 동기부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다키아는 사업 모델을 바꿨다. 이전에는 예약 건별로 클래스티비티가 각 피트니스 스튜디오에서 커미션을 받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2013년 새롭게 단장한 클래스티비트는 사용자가 30일 동안 약 50달러에 10가지 다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때 클래스티비트는 무료 수업을 제공하는 스튜디오와 협업해 사용자들에게 수업을 제공했다. 당시 자사의 생각은 이랬다. 다양한 수업을 들은 사용자들이 30일이 지나면 자신이 꾸준히 다닐 스튜디오를 선택해 해당 스튜디오에 등록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스튜디오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수업을 한 번만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 무료로 참가한다'고 항의했다. 알고 보니 다른 계정으로 클래스티비트에 등록해 반복적으로 무료 수업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클래스티비티는 또다시 사업 모델을 바꿨다. 이번에는 구독모델을 도입했다. 한 달 동안 99달러에 자사 서비스를 구독하면 무제한으로 피트니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3년 6월 론칭된 해당 모델은 첫 달에 단 35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빠르게 성장하면서 클래스티비트는 2014년 1월에 공식적으로 '클래스패스'로 리브랜드됐다. 그리고 같은 달에 자사 서비스 사용자는 1000명을 돌파했다. 클래스패스 사업이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클래스패스는 몇 번의 가격정책 변화 후 현재는 크레디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로, 한 달에 45달러로는 사용자에게 27크레디트가 부여되며 해당 크레디트로는 2개에서 4개 수업을 들을 수 있다(지역, 수업시간, 인기도 등을 기준으로 각 수업에 부여되는 크레디트는 다르다).

사실 클래스패스와 같은 구독모델은 '구독경제'가 활성화하면서 크게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클래스패스 서비스는 28개국에서 운영되며 직원 650명을 두고 있다. 또 약 3만개의 스튜디오와 협업 중이다. 다른 운동 관련 구독서비스와 클래스패스 서비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접근성이다. 많은 지역에서 클래스패스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가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벌금제도 때문에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러 가는 효과가 있다. 수업 시작 시간 기준으로 12시간 이내에 수업을 취소하면 15달러 벌금이, 수업을 취소하지 않고 오지 않으면 20달러 벌금이 부과된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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