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38년간 투자한 슈퍼개미가 IMF·2008 금융위기 때 한 일은?_서울머니쇼 세미나 강연자 "무극선생 이승조"

  •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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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절대 시장을 떠나지 마라."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과를 낸 투자자들의 공통적인 투자 철학이다. 단기적인 매매보다는 장기적인 투자가 성공의 단순한 비결이라는 것. '오마아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0년이 갖고 갈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투자는 기업을 보유하는 것이라지만, 요즘같이 변동성이 큰 장에서 내가 택한 종목의 '우상향'을 확신하며 시장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인덱스펀드를 세상에 처음 내놓은 존 보글 전 뱅가드그룹 회장은 역설적으로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는 ETF 매매가 지나치게 쉽고 빨라서 장기 투자를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식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코스피 4.9개월, 코스닥 1.1개월에 그쳤다. 알바천국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4명 중 1명(23.6%)이 가상화폐에 투자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투자 기간은 평균 3.7개월로 나타났다.


37년간 시장을 떠나지 않은 전문 투자자 이승조 씨. /사진제공=본인
▲ 37년간 시장을 떠나지 않은 전문 투자자 이승조 씨. /사진제공=본인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이승조 씨는 38년간 시장을 떠나지 않은 '네임드' 전문투자자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한국 주식시장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1985년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에 근무하며 투자에 입문했다. 실전투자자로 톱다운 방식보다는 현장 위주의 시각으로 대상종목을 찾는 데 주력하는 보텀업 방식으로 투자하는 시장근본주의적 시각을 펼치고 있다. 성균관대 사회교육원에서 증권학, 명지대 부동산유통대학원에서 주식 공학을 강의했다. 2015년엔 주식 팟캐스트 '주식 너 제대로 벗겨보자'를 통해 초보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전했는데, 당시 팟캐스트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가 됐다. 네이버 카페(다인경제)와 유튜브(이승조TV)를 통해 청소년을 위한 경제 교실 등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전하고 있다. 그는 "주식시장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적 사고에 빠지지 않고 유연한 사고와 균형감각으로 대응하는 자세"라며 "결국 투자는 '멘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투자에 입문하게 됐나요.

▷간단합니다. 집안이 어려워졌는데 돈을 벌어서 집안을 일으키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당시엔 증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투자는 생존'이라는 마음이 그때부터 생겼습니다. 투자는 우선 각자의 자신의 수준을 알아야 합니다. 사실 기본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탐욕이 앞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전 전쟁터에 들어가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주식시장에서 38년간 투자자로 활동했습니다. 시장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지요.

▷매매하지 않는 기준을 철저히 고수하고 지켰기 때문입니다. 제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년 기준 상승률과 3년 기준 상승률을 체크합니다. 가령 3년 기준으로는 '시가상위종목은 200%, 중저가 옐로칩은 300% 이상 급등한 종목은 매매하지 않는다' '120일 이격률이 100%이상 급등한 종목은 매매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상승률을 기준으로 매매하지 않는 원칙을 만들어서 철저히 지켜왔습니다. 또 상장폐지 요건에 편입된 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은 매매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제거법을 통해 접근해 제거 후 남은 종목 중에서 매매 대상을 찾는 방법으로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38년간 투자를 하면서 가장 위기감을 느꼈던 시기가 언제였는지요.

▷시장에 위기가 올 경우 매매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물려 있는 것은 창고에 묻어두고 주식시장을 떠나서 부캐로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새로운 시드머니로 사용하는 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실제로 IMF 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 자금으로 물려 있는 종목에서 추가 매수하는 노력을 하며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주식투자 기본기를 유난히 강조합니다. 기본기가 무엇일까요.

▷투자의 기본기란 투자호흡을 키워서 매매하지 않고 시간여행을 하는 담금질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분산 투자보다 종목을 3~5개로 압축해 투자를 하면서 그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손으로 쓰면서 정리하고 추적하고 분석하고 조사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것이 투자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를 추천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나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스스로 일어나서 극복하고 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은 투자를 통해서는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바람직한 투자 자세가 중요한데 인생의 종목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10년을 한 주기로, 쉽게 매매하지 않고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처음 주식에 입문하는 투자자들 중에는 젊으신 분이나 나이 드신 분이나 모두 매매 타이밍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러면서 승률-수익률 게임에 집중하는데요. 투자 세상에서 큰 자산가가 되려면 타이밍을 찾는 투자자보다 기업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길 권합니다.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내고 그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거나 고평가받는 상황이 오면 시간여행이라는 열차에서 내리는 투자호흡이 필요합니다.

-실제론 개미가 변동성 칼날을 피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적으로 주식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집중 투자를 통해 특정 종목 가격이 떨어지면 사놓고 10년 정도 묻어두는 투자호흡을 실천합니다. 저는 이를 시간여행이라고 표현합니다. 40년 가까이 실전 경험을 해본 결과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타이밍을 맞추는 것보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까지 시간을 견디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제 경우 싸게 거래되는 종목을 매수하는 기업을 보는 공부에 집중하고 생각대로 세운 목표선이 오면 매도하는데, 1차 기간으로 10년을 잡습니다. 내 생각과 다르게 가는 종목은 묻어두었다가 추가 매수하는 위치 가격을 찾고 물 타서 먹고 나옵니다. 물 탈 수 있는 대상 기업이 중요하고 이런 간단한 기준이 저의 노하우입니다

-투자 철학이 있습니까.

▷저의 투자 철학은 가치투자전략에 기반을 분 역발상 투자입니다. 주가는 낮을 때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가가 낮을 때는 부정적 뉴스 및 부정적 데이터가 시장을 지배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 기업의 미래 지도가 나쁜 상황이 언제 개선되거나 좋아지는 구간으로 갈 것인가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매출액 증가 동향과 영업이익 동향을 추적하면서 역발상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올해 눈여겨보는 종목이 있는지요.

▷새로운 정부의 성장정책은 건설 주택활성화 및 사회간접자본 SOC로 판단되는데 그것과 연결된 건설주, 건자재 시멘트 철강주, 철도 인프라 5G 정책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래서 집권 1~2년 차 정부가 집중하는 정책방향성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022년은 비싸게 매수해서 더 비싸게 매도하는 투자전략은 고점을 잡을 확률이 높은 시기로 판단합니다.

-소위 빅테크 등 급등한 일부 종목에 대한 거품론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거품은 주관적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투자는 테슬라가 1등 종목으로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실패하면 미국 투자를 실패했다고 판단되는 대표성 종목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구조, 중국의 오미크론 봉쇄정책 등이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으로 매수 에너지가 더 증가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테슬라나 애플 같은 기술주에서 대표성 종목으로 종목을 압축해서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입니다

-올해 주식시장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한국 시장은 2600선 하단 3000선 상단의 박스권 장세로 판단합니다. 새로운 정부의 정책모멘텀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종목 장세로 판단합니다. 시가 상위 종목은 롱-숏 바스켓 매매에 의존하면서 지그재그 박스 장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는 1만2500에서 이번 저점이 완성되고 미국도 박스권 장세가 지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외에 관심을 가져볼 국가는 베트남과 중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투자포트폴리오가 궁금합니다.

▷우선 면역재생 줄기세포 종목입니다. 앞으로 10년 젊은 재상의학이 지배할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한 기업 한 종목에 투자 중입니다. 또 철도와 로봇 관련 종목입니다. 건설대표주와 건자재주도 담고 있습니다. 수소·인프라 건설과 연계된 종목 과 5G·통신 인프라 종목도 가져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투자자들과 소통에 나선 이유가 있을까요.

▷2013년 스터디그룹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시장에서 투자하는 것이 아이가 첫걸음을 걷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투자 세상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전에 매매하는 법부터 배우게 하고 탐욕과 공포를 조절하는 법과 실전투자가 이론과 어떻게 다른지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얼굴이 알려지는 게 부담이 되진 않나요.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 일 자체가 잘되었을 때는 앞에 '갓00'을 붙이면서 칭송을 받습니다. 반대로 잘못 예측해서 매매시 손해가 날 경우 각종 욕을 먹게 됩니다. 태생적으로 칭찬과 욕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물 흐르듯이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제 보람은 제가 제자로 삼은 친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연이 된 제자가 36명 정도 됩니다.


-투자 인사이트는 주로 어디서 얻는지요?

▷책을 생각보다 많이 읽습니다. 투자에 실패해서 힘든 세월을 책을 통해서 극복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하루에 3권 읽기' 목표를 세우고 기계적으로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때 읽었던 책들이 간접체험 체득의 에너지, 실전 투자에 담금질할 수 있는 내공을 줬던 것 같습니다.


-하루 루틴이 궁금합니다.

▷기계적으로 하루하루 일상이 같습니다. 나이가 드니 오전 5~6시께면 일어납니다. 저는 아직도 실전 투자에 임하고 있습니다. 하루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전쟁에 나가기 전 스스로를 준비하는 전사의 마음으로 시장상황을 판단합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체크하면서 오늘 시장의 양상을 생각해보고 미리 그려본 다음에 실제 시장과 생각했던 시장의 그림이 어디서 오차가 나는지 체크하고 조절합니다. 시장이 마감하면 오늘 체크해야 할 데이터를 갈무리해서 저장해놓고 실전투자일기를 써서 기록해놓습니다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정해진 목표는 없습니다. 인연이 되는 일이나 제자가 생기면 그것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38년간 투자한 슈퍼개미가 IMF·2008 금융위기 때 한 일은?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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