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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프리미엄] 래리 페이지, 인간을 위해 혁신을 훔친 21세기 프로메테우스 2017.05.04
관리자  

[글로벌 CEO열전-9] 최근 인터넷 동영상에 공개된 플라잉카를 보는 순간 비행기를 최초로 만든 라이트 형제를 떠올린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는 인류의 오랜 꿈이었지만 불가능한 기술로 여겨졌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 바로 위를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락하지 않고 달리면서 멈춰야 할 곳에 즉각 착륙하게 하는 기술은 사고에 대비한 안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영화에서는 이미 많이 등장했지만 현실화하기엔 매우 어려운 것이 바로 플라잉카였다. 

 

▲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사진=AP연합
 
하지만 많은 혁신 기업가들은 이런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도 그중 한 명이다. 얼마 전 1인승 플라잉카 시험비행 성공 장면을 공개한 곳이 바로 그가 설립한 신생 벤처기업 키티호크다. 이번에 소개된 플라잉카에는 소형 프로펠러 8개가 달렸는데 얼핏 보면 수상비행기 같다. 물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컨트롤러로 방향과 속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수상비행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작동 원리로만 볼 때 드론과 가깝다.

플라잉카를 만들기 위해 페이지는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키티호크는 라이트 형제가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한 곳인데 그 이름에서 페이지가 혁신 기술에 전념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2014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그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평가하며 이렇게 밝혔다.

"머스크는 인류를 위해 화성 개척에 나서기를 원한다. 가치 있는 일이다.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켜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지금의 인류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를 언급할 때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창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테슬라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을 만든 것에 머물지 않고 인간이 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창조와 혁신을 더해 기업은 그것을 사람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페이지가 컴퓨터에 능숙했던 것은 부모 덕이 크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컴퓨터 교수였다. 컴퓨터를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행운이었다. 10대 소년 시절 그는 니콜라 테슬라 전기를 읽고 나서 혁신가가 되겠다는 꿈을 꿨다. 대학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며 교수의 길을 밟았으나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을 만나면서 인생의 궤도가 바뀌었다. 당시 두 사람은 인터넷 웹에 주목했다. 웹 페이지를 찾는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검색 엔진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그의 나이 23세인 1996년 일이었다. 
 
▲ 래리 페이지가 1년 전 1억달러(약 1130억원)를 투자한 키티호크가 온라인에 공개한 "플라잉카" 시연. /사진=CNN테크·유튜브 캡처
 
그들이 만든 검색 엔진은 성능이 뛰어났지만 사업화 가능성은 약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구글을 야후 같은 기존 포털 업체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직접 경영하게 됐는데 그 덕에 두 사람은 억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구글은 검색어 광고로 수익 기반이 마련되자 고속 질주했다. 급성장 과정에서 경영상 문제가 발생했다. 페이지는 노련한 경영자인 에릭 슈밋을 영입했고,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옳았다. 슈밋은 구글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웠고, 그동안 페이지와 브린은 인류를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이라는 꿈을 펼쳤다. 초심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페이지는 2011년 구글의 최고경영자로 복귀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브린과 역할을 나눠 구글의 혁신을 이끌기로 했다. 구글의 덩치가 커지자 페이지는 또 다른 결단을 내렸다. '알파벳'이라는 지주사를 설립한 일이다. 혁신 기술 개발에 전념하기 위한 조치였다. 2015년 8월 10일 그는 공식 블로그에 이렇게 설명했다.

"알파벳은 구글과 전혀 다른 일을 할 것이다. 알파벳의 역할은 그 이름이 말해주고 있다. '알파벳'이라는 문자는 인간이 이룬 혁신 중 가장 중요한 것이다. 또 알파는 시장 평균을 넘는 수익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인간에게 꼭 필요한 혁신을 주도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새로운 기술로 인간의 삶을 개선할 가능성은 매우 많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프로젝트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에 놀라서는 안 된다. 세계의 모든 정보를 조직하고 인간이 편리하게 사용하게 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보면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보일 것이다."

페이지의 비전을 읽을 수 있는 말들이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세상에 없는 혁신 기술을 창조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인류를 위해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와 많이 닮았다.
 
출처 : 2017. 05. 02 [장박원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