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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앤리치] 너무 앞서간 코스피?…2200선 안착 실적에 달렸다 2020.06.30
관리자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미친 실물경제 충격으로 올해 연간 기업이익 전망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연초 수준을 대부분 회복하면서 실물과 증시 간 괴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기업이익 전망치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연말에 코스피가 2200선에 안착해도 고밸류에이션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39조원대로 연초 182조6000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23%나 급감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3월 1450대 저점에서 최근 2150~2160선을 넘나들며 연초 2175.17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올해 기업실적 전망이 어두운데도 불구하고 주요국 부양책이 풀어낸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 증시를 홀로 끌어올린 셈이다.

코스피 대형주인 코스피200 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실적 전망치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2월 말 157조5000억원을 기록했던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123조8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당초 증권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올해 초 코스피200 기업이익 전망치로 내놓은 170조원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이는 기업이익이 전년보다 급감했던 2019년 당시 기록한 124조원에 그치는 수준이다.

줄어드는 기업이익 전망과는 반대로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6월 들어 12배를 넘어섰다. 지난 금융위기 전후로 기록한 역사적 최고치인 13배에 가깝게 다가섰다.

 

 
 

통상 실물경기가 충격을 받으면 실적 전망은 느리게 조정되지만, 주가는 빠르게 내렸다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시차가 실물경기와 주가 간 괴리를 낳는 요인이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저점이던 2008년 10월 24일부터 코스피가 W자형 더블딥을 끝내고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선 2009년 4월 말까지 코스피 PER는 6배에서 12배로 급등했지만, 주당순이익(EPS)은 저점 대비 30%가량 하락하며 저점을 늦게 찍은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실적 전망은 부진한데 주가가 먼저 오른 탓에 고평가 논란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미 시장에서 최악을 예상하고 있는 올해 2분기 실적과 달리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말 코스피200 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7조2000억원에서 6월 초 기준 25조9000억원으로 -29.8%나 조정됐지만, 같은 기간 3분기 전망치는 45조5000억원에서 38조7000억원으로 -14%, 4분기 전망치는 42조4000억원에서 36조원으로 -14.1% 하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2분기 실적 시즌인 7~8월 들어서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되는 악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업이익 지표인 올해 연간 코스피 EPS는 이미 연초 대비 22% 하락한 상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시나리오별 분석에 따르면 현 수준에서 EPS가 추가로 내리지 않는다면 올해 말 코스피 적정 수준은 2076 내외다. 만약 EPS가 연초보다 27% 내려가 지난해 EPS와 같은 수준이 된다면 연말 적정 코스피는 2019 안팎이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코스피가 2100을 넘는 수준은 이미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해 오른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한국 기업이익 추정치는 항상 예상보다 높다는 점, 4분기 실적 전망도 언제나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경험을 기반으로 보면 하반기 이익전망치를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2100선 이상을 넘긴 건 올해 하반기와 내년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 이 부분을 고려하면 업종별·종목별로 차별화되는 장세에서 EPS 상향 조정이 유력한 업종과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 연말에 코스피보다 우월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향후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 유형에 따라 투자 아이디어도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들로, 내년에 기저효과로 인한 EPS 증가율이 높은 업종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집계 결과 에너지(흑자전환), 운송(405.7%), 호텔·레저(319.9%), 소매(134.8%) 순으로 내년 EPS 증가율이 높은 업종으로 파악됐다.

둘째는 내년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회복이 느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 방법이다. 지금까지 계속 실적이 좋았던 업종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실적이 견조한 업종을 고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EPS 증가율이 높은 업종을 꼽으면 의료기기(74%), 반도체(29%), 제약·바이오(23.5%), 식료품·소매(7.3%), 음식료·담배(6.1%) 순으로 나타난다.

두 가지 전략 중에서 증권가 대세는 후자에 좀 더 기울어져 있다. 코스피 업종별로 시가총액 비중을 2020년 영업이익, 2021년 영엽이익 비중과 비교할 때 그 격차가 2021년도가 더 적게 나타났다. 이미 시장은 시가총액을 통해 올해 실적보다는 내년 실적에 더 비중을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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