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

Seoul Money Show 2019

[머니앤리치] [진화하는 은행 PB서비스] 자녀 입시컨설팅·PC수리까지…"슈퍼리치 마음 홀려라" 2019.02.22
관리자  
우리은행 투체어스 프리미엄 잠실센터
사진설명우리은행 투체어스 프리미엄 잠실센터
최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드라마 `스카이캐슬`.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예서엄마`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 군상극에서 모든 사건이 시작된 곳은 VVIP 고객과 입시코디를 짝지어 준 모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행사장이었다. 

연간 수십억 원이 드는 코디 서비스를 은행이 해주는 것은 드라마적 과장이다. 그렇지만 은행들이 개인 집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최고급 PB서비스를 선보이며 수십억 원의 자산을 맡기는 우량 고객들을 붙잡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정부 규제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친 탓에 고액 자산가를 위한 PB서비스는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대출에서 나오는 이자만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쏠쏠한 상품 판매 수수료에 더해 안정된 수신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미술관 안 부럽다…슈퍼리치의 `격` 높이는 PB센터 

지난 1월 서울 송파구의 우리은행 잠실역금융센터 2층에는 특별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 은행의 첫 번째 단독 최고급 PB센터인 `투 체어스(Two Chairs) 프리미엄 잠실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은행은 강남구와 여의도, 서초 등 서울 주요 지역과 부산에서 고액 자산가 고객들만 따로 상대하는 PB 전용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해 올해 VVIP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공간을 따로 만든 것이다. VVIP 전용 공간을 내세운 만큼 인테리어부터 다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잠실·송파 지역 신흥부자들의 취향에 맞춰 황금사자 장식의 의자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화사한 LED 조명의 젊은 감각도 함께 갖췄다. 

무엇보다 기존 PB센터보다 VIP 전용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잠실센터를 이용하려면 최소 3억원의 자산을 예치해야 한다. 기존 PB센터(1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이에 맞춰 일반 PB센터에는 없는 세무사와 부동산전문가, 애널리스트를 추가하고 PB 숫자도 늘렸다. 센터의 상담팀은 총 9명으로 기존 센터보다 최대 3배 많다. 덕분에 고객은 주식, 파생상품, 부동산, 세금, 증여, 상속까지 재테크 전 분야에 걸친 종합 상담이 가능하다. 상담 예약을 한 고객의 집으로 K9을 보내 데리러가는 픽업 서비스도 운영한다. 

일반 PB센터의 픽업용 차량은 K5인데 이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PB 고객에게 프리미엄급 사모펀드(PEF)에 가입할 수 있는 우선권과 예치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바우처를 주는 것도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잠실센터에 이어 최근 본점, 강남, 부산에도 프리미엄 PB센터를 열었다. 연말까지 대치, 압구정, 서초 등 대표적인 부촌에도 센터를 만들어 올해 안에 1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한국씨티은행 WM센터
사진설명한국씨티은행 WM센터
한국씨티은행은 `초호화 PB센터`라는 이름에 가장 걸맞은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한복판에 문을 연 씨티은행 청담센터는 지하 2층~지상 5층(전용면적 1488㎡)에 총 70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국내 최대의 PB센터다. 프라이빗뱅커인 전담역(RM) 28명을 포함해 포트폴리오 카운슬러(PC) 3명, 대출·외환·보험 등 분야별 국내 최고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 최대 자산관리센터를 표방한 만큼 씨티센터는 고액 자산가들의 취향에 맞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센터의 지상 2~3층은 자산 2억~10억원을 가진 씨티골드 고객용, 4~5층은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씨티프라이빗클라이언트(CPC)를 위한 전용공간이다. 앤디 워홀의 회화작품 등 각종 예술품, 다양한 책을 갖춰 은행이라기보다는 미술관이나 항공사 퍼스트클래스 라운지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다. 현재 씨티은행의 WM센터는 청담을 포함해 반포, 도곡, 강북, 분당, 부산, 대구까지 7곳으로 늘었다. 

KB국민은행도 이르면 내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이 지역 부유층 고객을 위한 고급 PB센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일식집 등으로 운영되던 지상 3층짜리 건물을 매입했다. 지역 특성상 국민은행 PB센터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자산 30억원 이상) VVIP 전용인 `스타PB센터`이자 동시에 은행·증권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복합점포로 조성될 예정이다. 

◆ 2세 케어부터 병원 예약까지 

은행 PB센터를 찾는 고객들 중에는 입시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나 자녀에게 가업을 물려주고 싶어하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많다. 최근 은행 PB센터들이 입시 컨설팅부터 해외 연수, 2세들 미팅까지 주선하는 전략을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도 신한은행은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7월에는 대학 수시, 12월에는 정시 입시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유명 입시학원과 제휴를 맺고 진행하다 보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PB 고객이라면 꼭 들어야 할 필수 행사로 알려지며 매번 선착순 접수가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우리은행은 해외 유학을 고민하는 우수 등급 `투 체어스` 고객 자녀에게 유학할 때 필요한 서류와 송금 절차, 현지 정보 등을 알려주는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미국을 포함해 우리은행 해외 지점이 있는 나라에 유학할 계획이 있으면 나중에 현지에 갔을 때 은행 계좌를 곧바로 이용하도록 해주는 `사전 계좌 개설 서비스`도 진행한다. SC제일은행 우수 고객 자녀는 국내와 해외를 누비며 견문도 쌓고 경제도 배우는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1~25일에는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과 싱가포르국립대학 견학 등의 코스를 밟는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 3회 열리는 이 행사는 지금까지 800여 명이 참여했다. 

은행이 2세들의 인맥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2000년부터 매년 우수고객 자녀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지금까지 KEB하나은행 도움으로 40쌍의 부부가 탄생했다. 신한은행도 자사의 PWM센터에서 관리하는 고객들의 미혼 자녀들을 연결해주는 세미나와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 PB들은 자산가들이 극도로 노출하기를 꺼리는 자신의 자산 규모와 투자 전략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PB를 가족보다 더 가깝게 생각하는 고객도 적잖다. PB들이 꼭 자산 관련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개인 집사가 할 만한 일까지 도맡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한 시중은행 PB는 "해외에 거주하는 부모가 거동이 힘들 정도로 아프니 급히 국내로 모실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달라"는 긴급한 고객의 요청을 받고 현지에서 이런 서비스를 전담해주는 특별업체를 찾아 예약부터 실제 귀국까지 모든 과정을 주선해줬다. 이 밖에도 병원 종합검진 예약 같은 것은 기본이고 일부 고객은 `집에 컴퓨터가 고장인데 좀 봐달라`는 요청까지 한다. 고령층인 경우 자식보다 더 가깝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 자녀에게나 부탁할 집안 대소사를 도와달라고 하는 사례도 많다. 일부 은행은 이런 수요에 맞춰 아예 PB 고객들을 위한 별도의 상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