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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프리미엄] 느림보 경영으로 내실 다진 매드포갈릭의 부활 스토리 2018.05.08
관리자  
매드포갈릭 갈릭 스노잉 피자
▲ 매드포갈릭 갈릭 스노잉 피자

[재계 인사이드-113] 매드포갈릭. 18년 전 압구정에 첫선을 보였을 때 큰 화제가 됐지요. 일단 '마늘에 미치다'란 상호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단군신화부터 거슬러 올라가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식재료이자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인정된 '마늘'을 간판에 내걸었으니 그럴 수밖에요. 메뉴 또한 '갈릭 스노잉 피자', '갈릭 페뇨 파스타', '갈릭 스테이크' 등 '친(親)마늘' 요리가 많았는데 다들 불티나게 팔려나갔지요(매드포갈릭에서 사용하는 마늘의 양은 요즘 기준 연간 약 350t에 달한답니다). 게다가 당시 식당과 차별화되는 세련된 인테리어, 어두운 조명 속에 단둘이 밀어를 속닥일 수 있는 매장 분위기도 인기였지요. 그래서일까요. 소개팅, 미팅은 물론 소위 성공한 직장인 선배, 혹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한턱 쏘는 곳으로 유명했답니다. 여기까지가 기자의 기억 속 매드포갈릭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추억의 레스토랑으로 1년에 한두 번 가는 곳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언론 보도 중 사모펀드가 투자한 레스토랑 브랜드 상당수가 부진하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매드포갈릭도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기억이 나더군요. 2014년 매드포갈릭 모회사 썬앳푸드는 매드포갈릭을 전략적으로 키우기 위해 별도법인 MFG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이때 SCPE로부터 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합니다.

사실 여기까지가 기억의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감원 전자공시를 찾아봤더니 2015년 이후 매드포갈릭은 여타 부진한 레스토랑과 달리 오히려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만 해도 매출액은 557억원에 영업이익 8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매출액 797억원, 영업이익 34억원에 달했습니다. SCPE가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근 2년 동안으로 좁히면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240% 증가했답니다.
 

매드포갈릭 시그니쳐 메뉴
▲ 매드포갈릭 시그니쳐 메뉴


무엇보다 눈길 끄는 건 매장 수입니다. 2015년이나 지금이나 매장은 40개 안팎으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했답니다.

통상 성장하는 레스토랑 브랜드의 공식은 매장을 전국적으로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 다수입니다. 일례로 패밀리레스토랑의 대표 격인 아웃백스테이크가 국내 상륙 11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며 시장을 주도했는가 하면 프리미엄 한식 뷔페를 표방한 계절밥상(CJ푸드빌), 자연별곡(이랜드)도 브랜드 출시 3~4년 만에 50호점을 돌파하는 식이지요.

반면 매드포갈릭은 18년이나 된 브랜드인데도 매장 수를 크게 늘리지 않는 '느림보 경영'을 한 겁니다. 심지어 모두 직영점이라네요. 앞으로도 매장 수를 급격하게 늘리는 성장은 하지 않겠다고 하고요.
 

매드포갈릭 알앤디팀 메뉴개발회의
▲ 매드포갈릭 알앤디팀 메뉴개발회의

그런데도 실적이 증가한 이유는 뭘까요.

박주영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프랜차이즈학회장)는 "철저히 고객 반응을 살피며 레시피를 만들고 재방문율을 높이도록 내실 경영을 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멤버십 프로그램 '더 매드 리워즈(The Mad Rewards)'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매드포갈릭은 2015년 3월에 시작했는데 2년 만에 130만명의 고객 자산을 구축했답니다. 여기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도 120만명이랍니다. 이런 고객DB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층이 누구인지, 인기 메뉴는 무엇이고, 객단가는 얼마인지 파악이 가능하더랍니다. 빅데이터 기반 경영을 하게 된 셈입니다.
 

매드포갈릭 시그니쳐 와인
▲ 매드포갈릭 시그니쳐 와인

매드포갈릭의 주요 고객층은 20대 후반~30대 중반이었습니다.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디저트, 음료군을 강화했는가 하면 이들 입맛에 맞춘 독자적인 PB와인을 출시하고 할인이벤트 등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했답니다. 더불어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해 온 40~50대의 중장년층 고객을 위해 전통 레시피는 유지하되 초기 메뉴를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내놓기도 했지요. 그랬더니 1인당 2만원대였던 객단가가 지난해 2만2000원 수준으로 약 10% 올랐다네요. VIP고객 매출도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하더랍니다(참고로 외식업계 VIP는 보통 연 4회 이상 이용고객을 뜻합니다).

고객DB가 갖춰지다 보니 눈길 끄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최대 매장 이용을 기록한 멤버십 고객의 방문 횟수는 105회였다네요. 월평균 8회 이상을 이용한 셈입니다. 누적 기준 최다 방문자로는 330회 이용기록을 보유한 멤버십 고객도 있다고 하고요(회사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라는 후문입니다).

빅데이터가 마련되니 표준 상권 모델도 자연스레 나오더랍니다. 문 열고 2년 이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곳을 최적화한 점포 모델로 삼았다는데요. 신규 점포는 2030 여성 유동인구가 많을 것, 인근 대형 직장이 있을 것 등 여러 기준이 있었습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전략적으로 버릴 곳은 버리고 새로 도전할 곳엔 문을 공격적으로 열었답니다. 그래서 상권 중복, 저성과 점포 9곳이 지난 2년 사이 문을 닫은 반면 새로운 점포는 2015년 7개, 2016년 4개, 지난해 1개 식으로 순차적으로 열게 됐다네요. 그러니 밖에서 보기엔 점포 수에서 큰 차이를 못 느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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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변화한 것도 많았지만 철저히 준수한 원칙도 지금의 롱런 비결 중 하나입니다. 바로 품질 경영입니다. 매드포갈릭은 지난 18년 동안 전문 셰프 인력이 양성되지 않으면 오픈하지 않는다는 품질경영 철학을 준수하고 있답니다. 통상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브랜드는 CK(Central kitchen)에서 공급하는 반제품, 반가공품 메뉴를 현장에서 간단히 조리해서 내놓는 답니다. 그래서 깊은 맛이 부족하다고들 하지요. 반면 매드포갈릭은 식재료 손질부터 요리의 완성까지 셰프의 손을 거치는 쿠킹 온 스팟(Cooking on Spot)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확장 대신 신입 셰프가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축적의 시간을 두며 매장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래서 비슷한 맛을 내는 300명에 달하는 전문 셰프 군단을 보유하게 됐다지요.

지금까지 레스토랑 업계에서 나름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매드포갈릭 얘기를 해봤습니다. 시사점은 '내 고객은 누구인가?'에 주목했더니 외형도 외형이지만 내실이 좋아졌다는 겁니다. 물론 외식 업계는 유행도, 경기도 많이 탑니다. 올해, 내년엔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요. 그럼에도 매드포갈릭의 롱런이 반가운 이유는 소싯적부터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계속 이 레스토랑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나 사연 있는 식당이 한두 곳은 있으니까요.

추신: 매드포갈릭에 쓰이는 마늘은 어느 지역에서 온 걸까요? 컬링팀 '갈릭 걸스'의 의성? 아닙니다. 경남 창녕이라고 하네요.


입력 : 2018.05.04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